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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6일 토요일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8page
내 어찌 슬픔 없이 편안하게 떠날 수 있단 말인가.
거리거리마다 영혼의 조각들을 흩뿌렸고, 언덕 곳곳을 맨발로 돌아다니며
내 자식 같은 간절한 바람을 무수히 퍼트려 놓았다.
그런데 내 어찌 마음의 짐과 고통 없이 이들을 떠나겠는가.

15page
그대의 진리를 우리에게 전해 주십시오.
우리는 그 진리를 아이들에게 전하고 그 아이들은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전할 것이니,
그대의 말씀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에 대하여( 17-20page )
사랑의 날개가 그대들을 감싸거든 몸을 내맡기십시오.
날개깃 속에 숨겨진 칼이 그대들을 찌른다 하여도.
두려움 때문에 사랑의 평화와 기쁨만을 좇는다면,
차라리 알몸을 가리고 요동치는 사랑의 마당을 지나가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그대들이 사랑에 빠진다면 신이 내 마음속에 계신다 하지 말고
내가 신의 마음속에 있다라고 말하십시오.

결혼에 대하여( 23page )
서로 마음을 주되 서로의 마음을 가지려 하지 마십시오.

아이들에 대하여( 24-25page )
그대들의 아이들은 그대들의 것이 아닙니다.
그대들은 활이며 그 활에서 아이들은 살아 있는 화살처럼 앞으로 나아갑니다.
궁수이신 그 분은 무한히 펼쳐진 길에서 과녁을 겨누십니다.

주는 것에 대하여( 29page )
그대들이 끝까지 움켜쥘 수 있는 것이 과연 있습니까.
그대들이 가진 것은 언젠가 모두 내주어야 합니다.
그러니 지금 주십시오.

일에 대하여( 36-37page )
일함으로써 이 땅의 머나먼 꿈의 한 조각을 이룰 것입니다.
그 꿈은 태초에 태어날 때부터 그대들에게 주어진 몫이었으니,
그대들이 쉬지 않고 일할 때 진정 삶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모든 지식은 노동이 없는 한 헛된 것이며,
모든 노동은 사랑이 없는 한 공허한 것입니다.

집에 대하여( 47page )
편안함을 찾는 욕구는 손님처럼 살금살금 집으로 들어와
주인 행세를 하다가, 결국 그대들을 노예처럼 부릴 것입니다.
진실로 편안함에 대한 욕구는 영혼의 열정을 죽이고,
활짝 웃는 얼굴로 장례식에 걸어 들어오는 것입니다.

사고파는 일에 대하여( 52page )
그 주고받음이 사랑과 배려 속에서 공평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떤 이는 탐욕에, 어떤 이는 배고픔에 시달릴 것입니다.

죄와 벌에 대하여( 57-58page )
그대들에게 말하노니, 아무리 의로운 성자라 하여도
그대들 하나하나 안에 있는 고귀한 존재를 뛰어 넘을 수 없습니다.
또 아무리 나약한 악인이라 하여도, 그대들 안에 있는
천한 존재보다 더 타락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죄인은 때로 상처받은 희생자이며,
사형수도 죄 없는 자와 비난할 것이 없는 자의 짐을 짊어지기도 합니다.
그대들은 정의로운 자와 정의롭지 않은 자를 나눌 수 없으며,
선한 자와 악한 자를 나눌 수 없습니다.

이성과 열정에 대하여( 71-72page )
마땅히 그대들은 한 손님을 다른 손님보다 더 귀하게 대접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한 손님에게만 신경을 쓰다 보면 두 손님의 사랑과 믿음을 모두 잃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통에 대하여( 73page )
과일의 씨가 햇빛을 보려면 부서져야 하듯이, 그대들도 고통을 맛보아야 합니다.
그대들이 경이에 찬 눈으로 날마다 일어나는 삶의 기적을 본다면,
고통도 기쁨 못지않게 경이로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 입니다.
그대들 고통의 대부분은 스스로 택한 것입니다.

가르치는 것에 대하여( 78-79page )
그 누구도 그대들에게 속 시원히 알려 줄 수 없습니다.
새벽에 반쯤 잠들어 있는 것을 귀뜸해 줄 수 있을 뿐.
자신의 지혜를 나눠 줄 수 없는 법입니다.
자신의 믿음과 사랑을 베풀 수는 있어도.
그대들 각자가 스스로의 힘으로 신을 깨닫고 있듯이,
그대들은 따로따로 신을 깨닫고 따로따로 이 땅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정에 대하여( 81page )
친구는 그대들의 공허함을 채우는 존재가 아니라,
그대들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말하는 것에 대하여( 83page )
말이 많아지면 생각의 반은 죽게 됩니다.
그대들 안의 영혼이 입술을 움직이고 혀를 굴리게 하십시오.

선과 악에 대하여( 89-92page )
나는 그대들 안에 있는 선을 말할 수 있을 뿐 악은 말할 수 없습니다.
악이란 바로 스스로의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괴로워하는 선이 아니겠습니까.
그대들은 그대들 자신과 하나일 때 선합니다.
그대들은 스스로를 내주려 애쓸 때 선합니다.
그대들은 목적지를 향해 굳세고 당당한 발걸음으로 나아갈 때 선합니다.
그대들은 무수한 면에서 선하지만, 선하지 않을 때라도 악한 것은 아닙니다.
선이란 위대한 자아를 갈망하는 마음에 있습니다.
또 그 갈망은 모두 그대들 안에 있는 것.

기도에 대하여( 93page )
그대들은 괴로울 때나 소원이 있을 때 기도합니다.
허나 기쁨으로 충만할 때나 넉넉한 나날을 누릴 때도 기도하도록 하십시오.

종교에 대하여( 108page )
그대들의 시간이란 모두 허공을 가르며 이 자아에서 저 자아로 날아가는 날개일 뿐.

죽음에 대하여( 112page )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란 그저 양치기가 영광스러운 손길을 기다리며
왕 앞에 설 때의 떨림에 불과합니다.

114-115page
내가 과연 말하는 자였습니까. 나 또한 여러분과 함께 듣는 자가 아니었나요.
우리는 생명력이 강한 씨앗이니, 우리 가슴이 무르익고 그윽해질 때면
바람에 몸을 맡겨 흩어질 것입니다.

132page
잠시만 있으면 바람결에 한숨을 돌리다가 또 다른 여인이 나를 낳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