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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12일 금요일

이국종의 골든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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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증외상센터 설립 과정에서 실제 한국 사회가 운영되어가는 매커니즘을 체득했다.
시스템은 부재했고, 근거 없는 소문은 끝없이 떠돌았으며,
부조리와 불합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냄새를 좇는 그림자들만이 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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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자격시험을 90퍼센트 이상의 정답율을 보이는
기본적인 외상환자 치료 원칙은 현장에서부터 뒤틀렸다.
필요한 것은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누구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고
알려고 하지 않아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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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기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이 중증외상 분야뿐인가? 
노동 현장이나 교육 현장이나, 수많은 사안들이 주먹구구식으로 흘러간다.
없고 없는 이들에게기본이라는 말은 참으로 사치스러운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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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얼마나 필요한지와 일의 경중을 명확히 아는 것은
현장의 실무자들이었으나, 그들 간에도 합의는 드물었으며,
실무자가 짊어져야 하는 짐을 위에서는 가볍게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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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얼굴들이 좋은 옷을 입고 맛난 것을 먹으며 화려한 말의 향연을 벌일 ,
현장에서는 비행복 신발 짝이 없어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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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지휘관에 오른 군인들의 성장 배경과 정신세계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되면 때까지 했고, 최후에 실패하더라도 마지막 순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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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은 책임이 뒤따르는 일이다. 이제 와서 누가 나서서 책임을 지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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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사태를 두고 마치 우연에 의해 일어난 재해인 말했고
일을 계기로 뭔가 획기적인 개선이 있을 것처럼 굴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의 의견은 같았다.
터질 일이 터진 뿐이다
그것이 우리가 보는 명확한 현실이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깔린 말만 앞서는 분위기를 신뢰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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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체간 신뢰를 쌓아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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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있는 데까지……
나는 내가 어디까지 해나가야 할지를 생각했다.
어디로, 어디까지 가야 하는가.
그때를 위해서 하는 데까지는 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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